あらすじ
"기각하세요. 그게 여기 규칙이에요." "규칙이 아니라 지시죠."
조세심판원 최연소 심판관 정서준. 국세청이 세 번 털어 만들어낸 14억짜리 처분을 기각하라는 지시 앞에서, 그는 서명란을 비워두고 회의실을 나왔다.
그리고 그날 밤, 눈 내리는 횡단보도 흰 선 위에서 죽었다.
눈을 뜨니 9년 전. 승진 발령장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는 발령장 뒷면에 사직서를 썼다.
사유: 반대편에서 이기려고.
서초동 법원 담장 뒤 골목, 2도 기울어진 간판. 개업 첫날 매출 0원, 매입 어묵 세 꼬치.
의뢰인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일흔에 새벽 마트 청소를 나가는 어머니, 25년째 봉투로 월급을 주던 공장 사장, 이름을 빌려줬다가 3억짜리 상여를 뒤집어쓴 15년 차 월급쟁이.
그는 3년 뒤에 터질 세무조사를 알고 있다. 7년 뒤 대법원까지 갈 사건의 이름도 알고 있다. 다만 그 사람들은 — 아직 그를 모른다.
회귀했지만 로또는 사지 않는다. 대신 국세청이 어디를 파고, 어디에서 겁먹는지를 안다.
국세청 앞에서는 오만하고, 국밥집 계산대 앞에서는 다른 얼굴이 되는 세무사.
"국세청이 저한테 틀릴 일이 있을까요." "세 번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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