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에게만 꼴리는 태헌과, 한 알파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서인.
* * *
결혼한 지 7년.
태헌에게 남편의 애인을 처리하는 일은 이제 익숙했다.
서인이 다른 알파를 만나는 것도, 그 뒤처리를 태헌이 맡는 것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었다.
적어도 태헌은 그렇게 생각했다.
* * *
“내가 다른 알파 만나는 거. 진짜 아무렇지도 않냐고.”
“응.”
생각할 것도 없이 대답이 튀어나갔다.
“네가 싫다고 하면 안 만나려고 했는데.”
“왜?”
“네가 싫어하는 짓까지 하면서 만날 필요는 없으니까.”
뜻밖의 말에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자신 때문에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는 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말 그만두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
그리 답하자 서인의 입꼬리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럼 내가 그러고 싶으면?”
“안 만나고 싶으면 안 만나면 되지.”
서인이 손가락으로 문지르던 이불을 천천히 말아쥐었다.
“너 때문에 다른 사람 안 만나고 싶어진 거면?”
* * *
“본부장이랑 많이 가까워졌나 봐.”
“뭐, 많이는 아니고 조금?”
서인이 엄지와 검지를 살짝 벌리며 ‘이 정도?’ 하는 시늉을 하면서 장난스레 웃었다.
조금이라…….
그럼 앞으로는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건가.
태헌은 아까부터 아무것도 집지 못하고 들고만 있던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본부장은 안 돼.”
서인이 눈을 몇 번 깜빡였다.
“갑자기 뭔 소리야?”
“재벌이잖아.”
“……그래서?”
“건드렸다가 꼬이면 처리하기 힘들어.”
* * *
공 : 정태헌(29/알파) 율정 소속 변호사. 모든 문제에는 해결 방법이 있다고 믿고, 자신의 판단을 좀처럼 의심하지 않는다. 서인이 다른 알파를 만나는 것도 자신이 그 뒤처리를 맡는 것도 별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수 : 한서인(29/오메가) TS엔터 소속 모델. 까다로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사교적이고 붙임성이 좋다. 다른 사람에게는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도 태헌에게만은 유독 거리낌이 없다.
도윤겸(31/알파) TS엔터 모델사업본부장이자 재벌가의 혼외자. 권위적인 구석이 없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다. 서인의 새 광고를 계기로 부부와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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