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가상의 조선.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는 임금 이염에게는 왕인 자신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어머니가 있다. 그녀의 수렴청정에서 벗어나 자신의 치세를 꿈꾸었으나 한 차례 실패한 후, 실의에 빠져 살던 그의 앞에 어느 날 낯선 존재가 나타난다.
사냥터에서 만난 붉은여우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염은 한낱 짐승을 어찌 임금의 곁에 두느냐는 궁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우에게 “호야”라는 이름을 붙인 채 귀여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야행 후 돌아온 자신의 침전 위에 있어야 할 여우는 없고, 낯선 소년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지금 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인간인가, 여우인가.”
이염은 소년의 머리 위로 돋은 뾰족한 붉은 귀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붉은 머리털, 황금색 눈동자. 분명 그가 귀애하는 ‘호야’의 색이 맞건만, 눈앞의 사내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