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로지 저 하나만 보고 저 하나만을 위하는 개.
“우태경 나 빌려줘. 싫으면 너 거기에 리조트 못 지어, 장희조.”
그렇게, 이도희는 개 한 마리를 빌렸다.
6개월짜리 경호원 계약, 그 끝에 남는 건 목줄일까, 마음일까.
***
“생각 중이니까 기다려.”
“무슨 생각.”
불길함을 느낀 우태경이 이도희가 무슨 대답을 원하냐고 물었던 것과 엇비슷하게 물었다.
생글거리는 웃음이 사라지고 뭔가를 생각하듯 이도희의 눈이 반쯤 감겼다. 좀처럼 그 도톰하고 붉은 입술이 열리지를 않았다.
“우태경. 내가 기다리라고 했으면 넌 기다리는 거야.”
말 안 듣는 개를 길들이듯 이도희가 말하며 눈을 감았다.
그녀의 집 앞에 다다라서야, 눈만 감고 있었던 게 아니라 마치 한숨 잠이라도 잔 사람처럼 이도희의 목소리가 느른하게 그를 불렀다.
“나한테 무슨 생각 하냐고 물어봤잖아.”
우태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저택이 멀지 않은 곳에 보였다.
1분도 남지 않은 거리라 이대로 차 문을 열어 주면 제 역할은 끝난다.
“어떻게 해야 네가 엿같아질지 생각해 봤어.”
…진짜 또라이 같은 계집애.
“우리 서로 피차 피곤해질 것 같은데.”
“나 피곤한 거 너무 좋아, 태경아.”
아랫입술을 핥으며, 그 번들번들한 광기를 입술에 묻힌 이도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제야 우태경은 자신이 잘못된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러스트: 미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