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날은 전 세계에 위험한 독감이 번진 날이었다. 격리 중이던 나는 결국 자취방에서 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괜찮았다. 부모에게 돈을 떼이고, 회사에서 괴롭힘당하고, 미래를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버림받고… 그런 내 인생에서 죽음은 차라리 안식이었으니까.
하지만 다시 눈을 뜬 내게 찾아온 건, 영원한 안식이 아닌 두 번째 인생이었다. 그것도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던 소설 <영애는 넘치는 사랑에 곤란합니다> 속 세계로.
부디 거기까지였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내가 빙의한 대상은 곧 처형당하는 빌런 황후 카리나다. 행복한 여주가 아니라.
어쩌겠는가. 슬퍼할 시간은 없다. 생존에 집중하기로 하자.
그렇게 정신 차리자마자 가장 먼저 내 남편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
“괜찮으니 걱정 마라… 그럼 업무에도 바로 복귀할 수 있겠군요?”
그녀의 의중을 떠보듯 뮤센이 물었다.
“그럼요. 몸도 다 나아졌으니 당연히 일을 시작해야죠! 뭐부터 하면 될까요?”
의욕에 가득 찬 카리나의 말에 뮤센이 알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석연찮은 눈길로 바라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
“그대가 할 일은 영애들과 티타임을 가지는 겁니다.”
“…티 파티가 제가 할 업무라고요?”
***
정작 신뢰가 밑바닥이라 할 만한 일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난 오랜 회사 생활로 다져진 직장인의 비기를 꺼내들기로 했다.
*가면 갈수록 은퇴할 날이 영영 멀어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