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에디스의 쓰임새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네 어미의 목숨이 아깝다면, 제국의 황후를 실성하게 만들어.”
볼모로 보내진 그녀는, 그 말 한마디에
카르미온 황성의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가야 했다.
실수 한 점 용서되지 않는 나날.
하지만.
“송구합니다. 귀한 분의 기분을 해쳤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황공하여….”
“내가 말했지. 그 이상한 연기 계속할 거냐고.”
이안 카르미온.
카르미온의 황태자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자꾸 실수를 하게 됐다.
황후의 비단을 망가트리는 순간을 들키고,
한겨울 날 덫에 걸려 까무러친다.
무심하기 그지없던 그 새파란 눈은,
매번 에디스 앞에 나타나 그녀를 꿰뚫어 봤다.
“여자가 내 눈앞에서 입 다물고 있을 때는 보통 나 좋아하는 거던데.”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에디스 노아르벨. 네 목적이 뭐지?”
나의 발악이 당신에게는 그저 흥밋거리일 뿐이겠지만,
“알면, 도와주실 건가요?”
“글쎄.”
그것마저도 내게는 절실하다.
“이 미천한 몸이 전하의 침대라도 덥혀야 할까요.”
네 비웃음조차 흥미의 증거라면 상관없었다.
“놀랍지 않게도, 내 침대를 덥히려면 너보다 나은 선택이 수백 가지는 있지.”
“…….”
“다행히도, 그대가 발버둥 치는 꼴이 지금까지는 아주 재미있거든.”
네 광대가 되든, 노리개가 되든.
끝내 목적지로 갈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