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무당인 할머니에게 거두어져 월령신당에서 외로이 살아가던 이새벽.
새벽은 노쇠한 할머니를 대신해 산 중턱에 있는 한 저택을 찾아간다.
그곳에는 악귀를 짊어진 채 죽어 가는 남자, 유정원이 있었다.
“당신이, 필요해요.”
평생 걸림돌이자 저주라 여기던 제 양기가 정원에게 있어서는 동아줄이었다.
손을 잡고, 입을 맞추며, 몸을 섞는 일까지.
“날 살리고 싶다면, 섹스 정도는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새벽은 정원의 ‘인간 부적’이 되어도 좋았다.
자신을 쓸모있는 존재라 말해 주는 정원이기에, 제 몸이 망가지는 것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데 단 사흘. 새벽이 저택을 찾지 못한 사이, 정원이 돌변했다.
“당신이 오지 않은 사흘 동안, 나는 당신 이름을 부르면서 피를 토했어.”
“내 곁에서 내가 계속 숨 쉴 수 있게 하는 거, 그게 당신이 받은 돈값이고 당신의 할 일이잖아.”
결국 새벽은 선택한다.
정원을 갉아먹는 악귀를 제 몸에 짊어진 채, 그의 앞에서 사라지는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