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980년대 초 홍콩 구룡성채.
심부름꾼 연화의 앞에 금발의 푸른 눈을 한 이방인 크리스가 나타난다.
“오늘 네 시간을 사겠다는 뜻이야.”
“X같은 소리.”
말끔한 양복, 고급스러운 구두, 그리고 능청스러운 태도.
모든 게 이질적이고 의문스러운 그와 엮이지 않으려는 연화의 수고는
크리스 앞에선 무용지물이 된다.
“나는 자기같이 섹시한 사람은 처음 봐.”
“난 네놈처럼 역겨운 새끼는 처음 보니까 꺼져.”
무엇 하나 이곳과 어울리지 않고, 무엇 하나 그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 이곳에서
오직 연화만이 그의 흥미를 동하게 한다.
모든 걸 제쳐 두고 이 작고 좁은 성채에서 제게 날아들 추추를 기다릴 만큼.
“자기를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기분이 영 이상하더군.”
“이상하기만 해서 다행이네. 나는 네 면상 보니까 X같은데.”
“‘돈 벌어 오는 마누라를 기다리는 제비가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 기다림은 이내 연화가 제 영역에서, 제 사람이 되어
제 곁에 머물길 바라는 마음으로 변모한다.
“나와 함께하면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리하여 크리스는 늘 그래 왔듯이 여유로운 태도로,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연화의 대답을 구하는데…….
“자기야, 나와 같은 꿈을 꾸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