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30년을 개처럼 충성했다.
경쟁사를 잘랐고, 검찰을 막았고,
오너 일가의 뒤치다꺼리로 청춘을 다 썼다.
그리고 비자금 사건이 터진 날,
회장은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진우야. 30년 밥 줬으면 됐지, 뭘 더 바라.
개가 주인 대신 맞아주는 건 밥값이야."
돌아온 건 감옥이 아니라 죽음이었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차 안에서,
사냥개는 마지막으로 빌었다.
다시 태어나면, 개가 아니라 주인이 되겠다고.
눈을 떠 보니 1996년.
살아 있는 어머니. 스무 살의 몸.
그리고 머릿속에 든 30년치 미래.
국가부도까지, 1년 8개월.
이 나라 전체가 반값 매물로 쏟아지는 그날.
그 날짜를 아는 사람은 지구에 단 한 명이다.
작전세력의 잔칫상을 통째로 들고 튀었다.
재벌 증권사를 벗겨 먹었다.
그리고 그 겨울, 국가부도의 밤에.
계산대 맨 앞줄에 서서, 장바구니를 밀었다.
원수의 그룹을 담을 장바구니를.
"오태산 회장님.
당신이 제일 아끼는 것부터, 하나씩 가져가겠습니다."
이건 자선이 아니다.
30년치 밥값, 이자 쳐서 받는 청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