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랑 해.”
싹둑 잘라먹은 선언에 해주의 커다란 눈망울이 느리게 깜빡였다. 무슨 뜻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굳어버린 해주에게 기준이 명료하게 한 자 한 자 내뱉었다.
“나 하라고. 그 맞선. 딴 놈 말고 나랑 보잔 소리야.”
“갑자기 왜 이래?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야?”
“약 먹은 게 아니라, 이제야 눈 뒤집혀서 정신 차린 거야.”
금수저도 아닌 다이아몬드를 물고 태어난 차기준의 인생에서는 뭐든 지루할 만큼 쉬웠지. 어려운 것은 없었다.
유해주를 제외 하고는.
선명한 궤적을 그리며 나아가는 여자의 올곧은 빛을, 이번에는 기필코 제 손아귀에 가져야만 했다.
“나 잡아. 유해주.”
잘난 얼굴에서 늘씬하게 빠진 입술이 위험한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내가 미친놈처럼 앞뒤 재는 거 없이, 너한테 달려들기 전에.”
나른하고 방만한 기운이 만연하던 눈빛이 본 적 없는 열기로 들끓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