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대한민국 재계의 정점, 태영과 KS의 결합은 정략결혼 형태로 이루어졌다. 태영의 후계자 ‘백이경(수)’과 KS의 후계자 ‘차수연(공)’의 결혼. 100% 정략에 의한, 100% 비즈니스적인 관계. 이경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수연이 못내 불편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와 다름없는 결혼. 선만 잘 그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는데……. 혼전 계약서를 받아 든 수연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거 상당히 파격적인데? 불륜을 허락하겠다고 적혀 있을 줄이야.” “생리적인 문제는 비즈니스 밖의 일이니까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이야.” 방금까지 화사하게 웃던 수연의 얼굴에서 온기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대신 그 자리를 싸늘한 비소가 채운다. “미안한데, 난 단란한 결혼생활에 상당히 꿈이 있어서.” “…….” “불륜은 나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야, 이경아.”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했던 남자가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한다.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마음을 내보이며. [미리 보기] “자기야, 잠깐만.” 과자 위에 발린 채 흘러내리는 꿀처럼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주위의 시선이 꽂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마당에 무시할 수 있을 리가. 이경은 멈칫하며 운전석 쪽으로 다가갔다. “왜?” “깜빡하고 말 안 한 게 있는데, 다른 사람들 들으면 곤란하니까 좀 더 가까이 와 봐.” 수연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듯 고개를 까딱이며 손짓했다. 이경은 별 의심 없이 허리를 숙여 수연이 몸을 내민 창가 쪽으로 귀를 가져다 댔다. 그 순간,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예고도 없이 볼에 촉, 소리를 내며 닿았다 떨어져 나갔다. 찰칵! 플래시 터지는 소리와 함께 이경의 몸이 굳었다. “…….” 이경은 당혹감에 인상을 쓰며 숙였던 몸을 일으켰다. 수연을 거의 노려보듯이 응시하며. 수연은 더없이 산뜻한 미소를 짓고는 차창에 한 팔을 걸친 채로 말했다. “남들 앞인데 표정 풀어야지.” “…….” “이 정도는 해야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수연이 말한 ‘퍼포먼스’가 이런 것인 줄 알았다면 이경은 애초에 수연의 차에 올라타지 않았을 것이다. 이경은 일단 표정을 풀었다. 남들 눈에 더없이 다정한 신혼부부로 보이도록 눈을 접으며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 다음에 입을 작게 벌려 속삭이듯 말했다. “죽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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