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야, 곽자영. 학교 안 가냐?”
학교? 스물여덟 살에 무슨 학교?
누군가의 타박을 받으며 눈을 뜬 자영.
정신을 차려 보니 무려 열여덟, 읽다 잠들어 버린 인소 속이었다.
얼결에 학교에 등교하니…….
하얀 티셔츠 위에 교복 셔츠를 대충 걸친 채 무심한 냉기를 내뿜는
<내 남친을 졸업시키는 법> 인소 속 열여덟 살의 남주, 주태양이 있었다.
태양의 소년원 엔딩을 막고 현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영은 고군분투하지만.
“귀찮으니까 친한 척 그만하라고.”
남주 태양과 가까워지긴 쉽지 않고.
“아. 너 때문에 오빠 진짜 미치겠다.”
설상가상 태양과 청룡고 3대 미남으로 불리는 남사친 이은준은
갑자기 난감한 삼각관계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는데…….
***
내일 있을 소풍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동안에도 태양은 제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얘가 오늘 뭐…… 잘못 먹고 나왔나.
자영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했다.
“……뭐. 왜. 사람을 왜 자꾸 노려보냐고.”
“바지 뭐냐.”
바지?
은준이 빌려준 바지라 통이 컸지만, 허리는 운동장 뺑뺑이를 돌아도 멀쩡할 만큼 단단하게 묶어 둔 상태라 괜찮았다.
그사이, 태양의 눈이 조금 가늘어졌다.
자영이 입은 체육복 발목 한쪽에 대충 보아도 알 수 있을 만큼 큼지막한 세 글자가 적혀 있었으니까.
그는 마치 어이없는 단서라도 발견한 듯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이은준.”
그때부터였다.
태양의 입술이 싸늘해진 눈빛과 함께 그대로 다시 굳게 다물린 것은.
자영이 눈치를 보았지만, 태양은 저와 말을 섞기 싫은지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고개만 창가로 돌렸다.
꼭 삐친 아이처럼.
시끌시끌한 소음이 뒤덮이던 사이로, 태양의 차가운 음성이 깔끔하게 떨어졌다.
“이은준 존나 좋아하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