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너 호수랑 사귀어?”
지우는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부쩍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호수는 그저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소꿉친구다.
그저 호수가 지우를 세심하게 챙길 뿐.
그저 서로가 1번일 뿐.
그것이 당연했던 지우는 깨닫는다.
호수에게 여자 친구가 생겨 자신과 못 놀게 되면, 무척 섭섭할 거라는 걸.
그 순간, 지우의 마음이 다르게 뛰기 시작했다.
“지우야. 호수에게 심장이 두근거리는 이유, 알고 싶어?”
▶잠깐 맛보기
호수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지우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 그도 걸음을 멈춰 선 뒤, 조심스럽게 손만 움직였다.
머리카락에 묻은 홀씨를 떼어 내 눈앞에서 보여 주었다. 지우는 눈을 깜빡이더니 입술을 모아 후우 하고 씨를 불었다.
날린 씨앗이 호수의 얼굴에 흩뿌려졌다. 가리지 못한 볼에 살포시 씨앗보다도 더 뜨겁고 부드러운 촉감이 내려앉았다.
“눈에 들어간 건 아니지?”
걱정스러운 어조에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지우가 호수의 볼을 손끝으로 툭툭 털었다. 입꼬리를 축 내리고는 지우답지 않게 눈치 보는 척을 했다.
호수는 미간을 구겼지만, 손을 내리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눈도 호 불어 줄까?”
지우가 호수의 팔을 붙들고 까치발을 들었다.
그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지 않으면, 그녀가 과하게 까치발을 들지 않으면 두 사람의 시선은 항상 높낮이가 달랐다.
지우의 입술이 바로 눈가로 다가와 곧 닿을 거 같았다.
호수는 파르르 떠는 자신의 속눈썹을 느꼈다. 눈을 감을 수도, 지우를 밀쳐 낼 수도 없었다.
“호오.”
최대한 입술을 모은 채 불어 주는 바람은 분명 살랑살랑한 봄바람을 닮았지만, 이상하게도 호수는 땡볕에 서 있는 듯 체온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