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귀찮게 구는 거 질색이거든.”
결혼한 이유에 대한 남편 태건의 답이었다.
그저 가장 덜 번거로운 선택이 그녀였다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은 뒤로, 욕심 따윈 버렸다.
그걸 품고 살 만큼 어리지도, 미련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끝내 놓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평생 닿을 수 없을 거라 알면서도 마음 한편에 남겨 둔 이름.
양평 저택의 서태건.
서태건에게 유가온은 꾀죄죄한 인형 같은 여자였다.
다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그녀가 신경 쓰였을 뿐.
유가온에게 서태건은 세상 전부였다.
오랜 시간 그녀의 가슴앓이 같은 존재였다.
태건에겐 명목상 아내가 필요했고.
가온에겐 아픈 아버지를 지킬 든든한 동아줄이 필요했다.
“유가온 선배는 당신과 살면 불행해져. 불행해진다는 것만 알아둬! 선배를 말라 비틀어 죽일 거라고. 서태건 당신이!”
하지만, 처음부터 격이 맞지 않은 결혼이었다.
“아주 딸년 하나는 끝내주게 키웠어. 내 아들 꼬셔 놓고, 불륜도 모자라 뒤로는 회사 기술까지 빼돌려? 기가 막혀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혼사였고,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온 두 사람의 위태로운 결합이었다.
“가온이는 맞지 않은 짝입니다. 그 아이의 장애를 평생 품고 살아가기엔… 삶은 잔인할 만큼 현실적입니다. 그러니 그만 놔주세요.”
잘못 끼워진 결혼이라 수군댔고, 파국을 예정된 순서라 말했다.
세상 모든 걸 쥔 남자와, 세상의 차별과 결핍을 견디며 살아온 여자.
현실은 잔인했고, 가진 것 없는 가온의 끝은 늘 무너지는 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