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죽기 1초 전마다, 세상의 장르가 바뀐다.
문제는 매번 그 장르의 클리셰가 나를 죽이려 든다는 것이다.
마교 첩자로 몰려 참수당하기 직전.
“잠깐, 목을 그렇게—”
“—두껍게 치시면 안 됩니다. 목살은 결대로 썰어야죠.”
눈을 뜨니 요리 경연대회 한복판이었다.
헌터물에서는 F급 미끼였고, 데스게임에서는 튜토리얼 사망자였고, 전쟁터에서는 죽어야 할 병사였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골치 아프다. 사람을 구하면 영웅적인 희생이 되고, 누명을 벗으려 하면 악역의 발악이 된다. 도망쳐도 소용없다. 그마저 죽음을 앞둔 마지막 몸부림이 되니까.
더 이상한 건 사람들이다. 장르가 바뀔 때마다 낯익은 얼굴들이 전혀 다른 역할로 다시 나타난다. 나만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은 매번 나를 처음 본다.
몇 번이고 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나서야 의문이 들었다.
왜 어느 장르든, 이야기는 처음부터 내 죽음을 향해 가는 거지?
장르가 뭐든 상관없다.
내 결말까지 써 주겠다는 건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