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사랑 없이 조건만 본 결혼은 최악이었다.
아버지의 사업 때문이란 핑계를 대고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지만, 남편은 하루도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강요보다 남편의 가학적인 행위가 더 나를 힘들게 했다.
지쳐가던 도중, 잠시 스치듯 알았던 강욱을 병원에서 다시 만났다.
“왜 이렇게 말랐어요? 아픈 곳이 없다고 하더니, 거짓말은 아니었죠?”
잔에 술을 따라 내 앞에 내려놓은 그가 물었다.
“거짓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한 것도 아니었어요.”
잔을 들어 단숨에 술을 다 마셨다.
그 순간부터 우리 사이엔 대수롭지 않은 대화가 오갔다. 주로 봉사활동을 같이하면서 있었던 일들에 관한 얘기였다. 그러다 취기가 좀 오르자 그가 별로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했다. 애써 나를 웃게 해주려는 게 보여 고마웠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강욱 씨는 병원에 왜 왔던 거였어요?”
그의 잔에 술을 따르고 빤히 쳐다봤다.
점점 취기가 오르자 평소엔 할 수 없던 말이 쉽게 나왔다. 결혼한 다음부터 시댁의 눈치를 보며 사느라 일상에서도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늘 외줄 위를 걷는 것처럼 긴장해야만 했다.
“사실 아내가 코마 상태로 병원에 있어요.”
강욱이 술을 마시고 씁쓸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