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조선 팔도를 누비며 거대한 상단을 일군 객주, 오만상.
권력자의 독점 거래를 거부하고 목숨을 잃은 그가 눈을 뜬 곳은 현대 대한민국의 망해 가는 전통시장.
남은 것은 폐업 안내문이 붙은 잡화점과 밀린 임대료, 끊긴 거래처, 그리고 30일 뒤 가게를 비우라는 통보뿐이었다.
스마트폰도, 배달 앱도, 카드 정산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 팔리는지, 손님이 왜 발길을 돌리는지, 상대가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는지는 안다.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쓸 이유가 없는 거지.”
오만상이 셔터를 다시 올리자 죽어 가던 가게들이 하나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팔리지 않던 재고가 상품이 되고, 서로 등을 돌렸던 상인들이 하나의 거래로 묶이며, 텅 빈 시장에 다시 손님이 들어온다.
그러나 시장이 살아날수록 건물주는 땅값을 올리고, 거대 플랫폼은 가게의 이름과 고객까지 삼키려 한다.
조선에서 상단을 빼앗겼던 거상.
이번 생에는 자신이 없어도 문을 여는 시장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