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와 가이드에게 있어 각인이란 단순한 결합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각인 후 에스퍼와 가이드는 매칭률이 각인 전보다 월등히 높아질 뿐 아니라
서로의 감각이나 기분 등을 일부이나마 공유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일상을 느끼는 방식마저 닮게 되곤 했다.
그렇기에, 서로가 위험에 처했을 때 또한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고 기민하게 상대의 위기 인식했고
제 페어를 위해 사지로 뛰어들길 망설이지 않았다.
분명, 알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오면 저나 김지수 또한 그와 다르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는데.
“괜찮아요, 형. 쉬, 이제 괜찮아요. 다.”
폭주하는 파장에 주변의 모든 걸 태우고
스스로마저 태워 버리려던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김지수를 보던 이재희는
마치 그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충격받았다.
충격, 보단 공포에 가까웠다. 그 감각은.
불안, 공포, 걱정.
지수의 것인지 제 것인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제대로 형태를 갖추지 못하는 언어로나마 재희는 소리쳤다.
더는 오지 말라고, 내가 널 다치게 하지 말라고.
그러나, 지수는 끝내 저를 껴안았고 ‘모두 괜찮다’는 말과 평소의 시원스러운 웃음을 마지막으로.
“…왜, 그랬어.”
재희의 품에서 스러졌다.
가장 끔찍한 것은, 그의 마지막 순간에 그와 연결된 제게까지
묘한 안도의 감정이 느껴졌단 사실이었다.
김지수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이재희는, 짝을 제 손으로 죽인 에스퍼는
더 이상 그 누구의 가이딩도 받을 수 없었고
그렇게 그저 버틸 뿐이던 2년을 더 살아낸 뒤 끝내 폭주해
자신의 가이드가 지키고자 했던 세상이 아닌, 스스로만을 불태워 재로서 사라진다.
‘차라리 그때 사라진 게 나였다면.’
그렇게 형체조자 남지 않아 영원히 감긴 채일 줄 알았던 눈을 다시 떴을 땐,
“처음 인사드립니다. A급 가이드, 김지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7년 전의 어느 날로 돌아와 있었다.
#가이드버스 #회귀물
주인공(24) : 김지수 – A급 가이드로, 재희와의 매칭률이 높아 페어로 배정되었으나 각인하며 그와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재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를 사랑하게 되어 버리고야 말았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제 목숨까지 그를 위해서라면 냉큼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미남공 #가이드공 #헌신공 #쾌남공 #능력공 #순정공 #짝사랑공 #연하공
주인수(28) : 이재희 – 대한민국에 딱 세 명 있는 S급 에스퍼 중 한 명으로, 화염계 능력자. 에스퍼로서 가이딩이 필요한 건 당연했기에, 협회에서 페어로 지수를 붙여 주었을 때 적당히 직장 동료로 지낼 생각이었다. 그와 각인하고 생활이며 감정, 감각마저도 나누게 될 줄은 몰랐지만.
#미남수 #에스퍼수 #무심했었수 #후회수 #헌신수 #능력수 #다정수 #연상수
*비정기 연재
*표지 자체 제작
*문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