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중학교 졸업식 날 이상한 알림 창과 함께 낯선 곳에 강제로 소환된 해성. 그곳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엎어져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한다.
“너 나 알아?”
“응?”
“나 아냐고. 내가 누군지 알고나 부른 거야?”
“……몰라. 너 누구야?”
이름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아이에게 ‘제리’라는 이름까지 지어 준 해성은 우여곡절 끝에 현실 세계로 돌아오고, 성인이 된 후 또다시 소환된다. 그것도 하필 회사 화장실에서.
‘이 사람, 누구지?’
하지만 그곳엔 제리가 아니라 웬 백금발의 미남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
과연 해성을 소환한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리보기]
“뭐 하는 거야?”
“키스하려고.”
“아니,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하냐, 이딴 식의 평소와 같은 고민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건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야!”
“그럼 우리도 할 수 있겠다.”
나는 너를 좋아하고, 너도 나를 좋아하니까.
“……아니, 그게……, 보통 친구끼리는 안 해.”
“하던데?”
책을 가리킨다. 하지만 해성은 그 책을 다 읽지 못했던 탓에 제리가 본 장면이 어떤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작가가 아닌 건 알아서, 어설프게 얼버무렸다.
“이거 다른 나라 작가가 쓴 책이라, 문화가 다를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친구끼리 키스 안 해. 연인끼리만. 사랑하는 사이, 애인끼리.”
하지만 제리도 만만치 않았다.
“여긴 한국이 아니야.”
“그래도 난 한국인인데?”
“난 아니잖아.”
“그럼 뭐, 어쩌자고. 진짜 하자고?”
제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좋대.”
원초적인 궁금증 다음으로 썩 은밀하지만도 않은 욕심까지 드러냈다.
“상대랑 더 가까워지고, 그래서 더 정이 깊어진다고 하더라.”
“아아, 그래도 싫어. 나 못 해.”
“……그렇게 싫어?”
하지만 해성이 너무 질색을 하니 제리도 조금 시무룩하고 힘이 빠지는 듯했다. 그에 맞춰 더더욱 격렬하게 반응했다.
“어! 완전 싫어. 어떻게 너랑 키스를 해. 내가, 어떻게 너랑 입술이 닿고 그런, 으으.”
“…….”
“……잠깐. 너 왜 그래?”
제리가 눈을 밑으로 내리깔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방금까지 입을 맞춰 보자며 다가올 땐 언제고 지금은 거의 달에서 지구만큼 심리적 거리가 생긴 듯 보였다.
거기다 점점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다.
“……미안. 나랑 닿는 게 그렇게까지 혐오스러운 일인 줄 몰랐어.”
“내가 언제 혐오스럽다고 했어?”
해성이 팔짝 뛰었다. 싫다는 건 동성의 친구, 그것도 두 살 어린 동생에게 키스를 하는 행위에 한한 거였지, 그와 닿는 그 자체가 끔찍하다는 건 아니었다.
‘통역을 어떻게 하는 거야!’
시스템에게 불똥이 튀었다.
“불쾌했겠다.”
“아니, 내 말은…….”
“소름 끼쳤지?”
“아냐. 그런 거 아냐.”
“그럼 할 수 있어?”
“아니.”
“……역겨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