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2년 전, 다신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떠난 청백원.
강현이 그 오랜 다짐을 깨트리고 그곳을 찾은 건 아버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2년이란 세월은 모든 것을 변하게 했다. 오직 하나, 옛날부터 강현에게 집착하던 백여은을 제외하고.
“알고 있잖아. 내가 예전부터 널 갖고 싶어 했다는 걸.”
원수의 딸과 결혼이라니.
그보다 끔찍한 일이 또 없겠지만, 강현에겐 아직 백 회장에게 갚아줘야 할 빚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백여은은 그의 복수를 완성할 가장 결정적인 패가 될 것이 자명했다.
“아가씨께서 무슨 생각으로 이 결혼을 제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흔히 생각하는 결혼 생활을 기대하면 안 될 겁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응. 괜찮아.”
경고를 하면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 저 어리석은 여자가 그를 거절할 리 없다는 것을.
“우선 호칭부터 정리하지.”
그리하여 시작된 소꿉장난 같은 신혼 생활.
그런데 생각했던 것만큼 끔찍하지 않은 건 그 시절과 달라진 거리감 때문일까.
아니면 결혼까지 감행해 놓고 사랑을 보채긴커녕 그한테 뭔가를 숨기는 것 같은 여자 때문일까.
일러스트: DAM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