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쟤 이름이 뭐더라? 아, 윤재이.’ 말을 섞어 보기는커녕 인사조차 제대로 한 적 없는 여자와 단둘이 술자리에 남았고. ‘예쁘네.’ 술기운에 몽롱한 정신을 뚫고 저항 없이 스친 그 생각이, 뜨겁게 몸을 섞은 그날 밤의 시작이었다. 하도결은 윤재이가 좋았다. 보고 있으면 재밌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다. “이렇게 예쁜데, 왜 그동안 몰랐지?” “재이야, 앞으로 이런 건 나랑만 하자. 알았지?” 온갖 달콤한 말과 집착에 가까운 소유욕으로 결국 그녀를 제 곁에 붙잡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윤재이, 너 혹시 나 좋아해?” 그녀의 마음이 도결이 그어둔 선을 넘는 순간, 그는 차갑게 돌아섰다. “재이야, 우리 그런 피곤한 감정 놀이는 하지 말자. 나 그런 거 질색이야.” “…….” “이런 식으로 나올 줄 알았으면, 너 안 만났지.” 당연한 수순이었다. 윤재이와의 만남이 그에겐 그저 짧은 유희 혹은 충동일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떠난 뒤 오만하고 어리석은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윤재이를 미친놈처럼 찾아다녔지만, 소용없는 발악이었다. . . . 3년 뒤, 윤재이가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여전히 그녀를 지우지 못한 가슴이 크게 요동쳤다. 하지만 의미 없는 떨림이었다. “하도결, 너 혹시 나 좋아해?” 제 입으로 호기롭게 떠들어 댄 말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다. “피곤한 감정 놀이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 질색한다고 했었나?”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하, 아무튼 너무 등신같이 굴었어. 그래서 계속 후회하고 반성했어.”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고 싶었다. “재이야, 내가 앞으로 잘할게. 응?” “아니. 아무것도 하지 마. 그게 내가 너한테 바라는 유일한 배려야.” 그러나 되돌아온 건 자신이 오만하게 쌓아 올린 과거의 업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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