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아무래도 오늘, 그 애의 아버지를 만나야겠다.
밤늦게까지 혼자 방치되어 있는 듯한 옆집 아이 가온이의 저녁을 챙겨주던 유겸은 아이가 학대당한 듯한 흔적을 발견한다. 아이 아빠가 가온이를 학대한다고 오해한 겸이 한마디 하기 위해 애 아빠를 만나지만, 맞닥뜨린 아이 아빠 서지환의 살벌한 기세에 겁을 먹고 만다. 다행히 오해는 풀렸지만, 그 뒤로 무섭고 얄미운 서지환과 자주 마주치게 된 겸. 그는 어쩌다 보니 친해지고 싶지 않은 이 옆집 이웃을 고용주로 모시게 되는데…?
[미리보기]
“너 어차피 맨날 집에 있잖아.”
“집에서도 일은 하거든요?”
“그래. 집에는 있잖아.”
…얘가 진짜.
“더군다나, 제가 어떻게 애를 봐요? 말이 돼요? 그런 거 배운 적도 없어요, 저.”
“가온이는 겸이가 좋대.”
“절 뭘 믿고 맡겨요? 그러다 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요.”
“하루에 서너 시간만 봐주면 돼.”
대화가 안 된다. 마치 내 입에서 나올 말을 예상하고 온 것처럼 따박따박 반박의 말이 나온다. 가온이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매일 몇 시간씩이나 아이에게 투자할 수 있을까. 가끔 봐주는 거라면 몰라도.
“안 해요, 저.”
“시간당 5만 원씩 쳐주지.”
하루 네 시간, 5만 원이면 주 5일만 해도…. 이 새끼 미쳤나? 아니, 진짜 돈이 많나…?
잠깐만, 이 정도로 큰 금액을 부른다는 건 그만큼 급하다는 것이겠지. 이 양반이 처음부터 돈 얘길 먼저 했어야지.
“저도 돈 많은데요.”
이럴 때일수록, 약하게 나가서는 안 된다. 저 정도 금액이라면, 내가 밤을 새워서라도 가온이를 돌볼 수 있다. 서가온의 노예가 되겠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금액이긴 하지만, 잘만 하면 여기서 금액을 조금 더 높일 수도 있을 것 같다.
“3만 원.”
…예상 밖의 상황이다. 조금 더 올라갈 줄 알았던 시급이 갑자기 2만 원이나 깎여버렸다. 왜? 왜!
“아니, 그게 왜 내려가요?”
“만 원.”
내가 입을 열 때마다, 서지환이 입을 열 때마다 시급이 내려간다. 맞은편에 앉아 맥주 캔을 우그러트리는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절대 안 해요.”
“재능 기부해, 그럼.”
이거 미친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