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신령이, 사냥당하고 있다.
금강산의 산신이 피 흘리며 쓰러진 밤—조선의 산하가 소리 없이 말라 죽기 시작했다. 고을이 통째로 스러지는데 한양은 태평하다. 올라간 장계는 임금께 닿기 전에 불태워진다. 누군가, 조정 깊숙한 곳에서 임금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있다.
썩은 조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전설이 움직인다.
탐관의 곳간을 헐던 의적 홍길동.
세상을 희롱하던 도사 전우치.
저승을 건너온 창백한 선비 설공찬.
백두대간을 내달리는 신수 산군.
힘이 넘쳐서 탈인 사내 변강쇠.
태백을 홀로 지켜낸 여장부 박씨부인.
그리고 조선의 돈줄을 쥔 거상, 허생까지.
설화 속에 흩어져 살던 이름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신을 사냥하는 것들과, 신을 지키려는 사람들.
빼앗긴 이 땅의 정기를 되찾기 위한 북행이 시작된다.
"부디, 이 땅을 지켜주시게. 천년을 산 신이—사람에게 비네."
조선의 모든 전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