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문제는 내가 빙의한 이 책이 하필 어젯밤 그 망한 로판이라는 거다.
제목이 네가 없는 겨울이었던가.
여동생이 표지만 보고 샀다가 돈만 날렸다며 울먹이던 똥망작.
북부 눈의 여왕이 남쪽 제국 황태자한테 첫눈에 반해 제 발로 영토를 떠나고,
결국 이용만 당하다 소멸한다는 흔해 빠진 피폐 신파극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짝사랑만 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비운의 조연 자리에 떨어진 거고.
"하."
헛웃음이 나왔다.
여기는 그냥 구린 소설 속이다.
날 지켜 줄 건 오직 어젯밤 억지로 다 읽어 둔 내 기억력 하나뿐.
좋아, 침착하게 생각하자.
결말이 정해진 책이라면, 그 결말만 안 밟으면 된다.
원작 눈의 여왕이 망한 이유는 단 하나.
남쪽 제국 황태자한테 반해서다.
반하니까 이용당하고, 이용당하니까 소멸한다.
인과가 아주 깔끔하다.
그럼 답도 깔끔하지. 안 반하면 된다.
다행히 그건 나한테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