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너를 구하기까지 단 네 정거장 결코 끝나지 않을 자매의 핏빛 이야기 『아홉수 가위』, 『쉬프팅』 베스트셀러 작가 범유진 신작 소설 “저길 한 바퀴 돌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을지 몰라.” 봄비 내리던 4월 15일, 진양은 우산을 들고 역으로 자신을 마중 나왔던 하나뿐인 동생 진월을 ‘지하철 살인마’의 이상 동기 범죄로 잃는다. 자신이 동생을 밖으로 불러내어 죽게 했다는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일상을 잃어버리고 만 진양은 어느 날 퇴근길 6호선 응암 순환선에서 화려한 한복을 입은 무당을 마주친 뒤 검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린 진양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 아닌 3개월 전 동생이 죽은 그날의 풍경. 진양은 진월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진월을 향한 진양의 뒤틀린 애정이 한 꺼풀씩 베일을 벗는다. 죄악으로 얼룩진 진실과 마주하고도 두 자매는 과연 함께 살아남아 행복할 수 있을까? SF, 판타지, 공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인과 청소년 등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르는 작품을 활발히 발표해온 범유진 작가의 신작 『6호선 버뮤다』는, 한 방향으로만 운행되어 자칫 내릴 곳을 놓치면 다시 한 바퀴를 빙 돌아야만 하는 6호선 응암 순환선의 독특한 구조를 ‘시간이 실종되는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도시 괴담으로 훌륭하게 변모시켰다. 『6호선 버뮤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남겨진 이의 지독한 죄책감과 절실함이 만들어낸 기이한 환상특급이다. 작가는 오래전 머나먼 북대서양 지역의 제도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오늘날 우리나라 독자의 일상 한가운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로 바꿔놓는다. 독자들은 주인공 진양의 끝없이 반복되는 혹독한 시간을 함께 겪으며, 이 기이함이 소설의 끝에서 기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될 것이다. 시간이 실종되는 곳, 버뮤다 응암 지대 피의 교환이 지배하는 잔혹한 타임루프 『6호선 버뮤다』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트리거가 당겨져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는 타임루프 장르물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이를 무속적 요소와 결합하여 독창적이고도 이질적인 변주를 보여준다. 진양의 경우 시간 이동의 트리거를 당기는 조건은, 다름 아닌 진양이 엄마의 장례식 이후 한 번도 몸에서 떼지 않고 부적처럼 가지고 다닌 인형이다. 무속 신앙에서 인형은 인간과 신령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액운을 대신 받아내거나 소망을 담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상징물의 사용은 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 이 타임루프를 관통하는 가장 잔혹한 규칙은 ‘피의 교환’이다. 진양이 시간 이동을 할 때마다 현재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는 사건은 누군가의 죽음이다. 이렇게 과거를 바꾼 뒤 현재로 돌아올 때마다 무고한 타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결과가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죽음과 진양의 애처로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월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진양은 몇 번이고 과거로 돌아가 동생을 살리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정신과 몸이 망가질 것만 같은 진양의 끝없는 시도 끝에, 섬뜩하고도 충격적인 마지막 조건의 비밀이 드러난다. 동생의 피가 발톱 아래에 박힌 채 빠지지 않는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곧, 미칠 것만 같다. (92쪽) “해와 달은 같은 하늘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동생을 향한 언니의 비틀린 애정과 집착 표면적으로 이 소설은 불의의 사고로 잃어버린 동생을 구하려는 언니의 눈물겨운 헌신과 자매애를 그리는 듯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양의 내면에 자리 잡은 섬뜩한 통제욕과 집착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진양은 이상하게도 엄마의 죽음에 대한 기억만은 통째로 도려낸 것처럼 머릿속에 전혀 남아 있지 않다. 기억의 부재는 끔찍한 악몽의 형태로 어린 진양을 덮쳐오곤 했다. 그럴 때 진양의 귀를 막아주고, 체온을 나눠준 동생 진월은 단순한 핏줄을 넘어 자신을 안심시켜주는 존재이자 수호해야 할 ‘유일한 우주’였다. 진양은 동생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늘 자기 등 뒤에 진월을 숨겼다. 마치 전래동화에 나오는 ‘해님 달님’ 이야기처럼. 하지만 진월이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하여 자신보다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게 되자 진양은 진월이 자신과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깊은 불안과 질투에 사로잡힌다. 진양은 진월을 붙들어두고자 비윤리적인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다. 나는 영원히 진월의 해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아마도 완벽할 미래. 그 미래를 위해서는 역시나, 어떻게든 진월을 구해야 한다. (128~129쪽) 이처럼 『6호선 버뮤다』는 타임슬립 장르인 동시에 어둡고 이기적인 인간의 심연을 파헤치는 밀도 높은 스릴러이기도 하다. 동생을 살리겠다는 목적 하나로 타인의 희생을 방관하는 진양이 종국에 보여주는 간절하고도 무자비한 선택은 독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범유진 작가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날카롭고 건조한 심리 묘사로 인간 내면의 다층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망각 속에서 살아온 언니의 일그러진 애정과 트라우마, 원(怨)과 희생이 교차하는 가족사는 숨 쉴 틈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진양은 결국 동생을 살릴 수 있을까. 해와 달은 같은 하늘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반복되는 시간의 중첩을 통해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질문하는 소설이다.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진 건 배도 항공기도 아닌, 인과의 한 땀을 뜰 기억이었다. (237쪽) ● 차례 메모 1 1 메모 2 2 메모 3 3 메모 4 4 메모 5 5 메모 6 6 메모 7 7 메모 8 8 메모 9 9 메모 10 10 메모 11 11 작가의 말 ●책 속에서 부채감이 모여 버뮤다 삼각지대는 실종이 일어나야만 하는 곳이 된 것이다. 기이함은 절실함에서 온다. 바란다. 기이함이 언젠가 기적이 되기를. 떠난 이를 다시 불러오기를. (8쪽) 동생에게 마중 나오라고 하지 않았다면. 편의점에서 비닐우산 하나 사서 혼자 돌아갔더라면. 졸지 않고 좀 더 일찍 지하철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가 역을 떠났다면. 그랬다면 진월은 죽지 않았을 거다. (23쪽) 언니 이름에는 해가 있고, 내 이름에는 달이 있잖아. 이건 우리 두 사람 이야기잖아. 그래서 엄마가 없는 거지? 그러니깐 역시 호랑이는 버터로 만들자. 그걸로 팬케이크를 백 장 구워서 우리끼리 맛있게 먹자. (84쪽) 나는 범인의 팔다리를 누르는 경찰의 옆을 지나, 우산을 쓴 인파 속으로 향했다. 이젠 집에 가면 진월이 있을 거다. 오늘이 지나도 죽지 않고 내일을 맞이할 거다. 나와함께. 이야기의 끝은 ‘자매는 행복하게 계속 함께 살았습니다’가 좋은 법이다. (104쪽) 나였다. 동생을 죽이고 있는 살인자. 나는 나를 향해 비명을 질렀다. 인형을 쥔 손에 통증이 몰려왔다. 손바닥을 펴니 피가 흥건하게 손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나와 진월, 엄마의 피. 흘러내린 피가 하나로 섞여 가느다란 실뱀처럼 내 발톱 안으로 파고들어 몸에 흡수되었다. (116쪽) 더 많이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고 돌아가서 어떻게든 진월을 구해야만 한다. 그럼 밤마다 반복되는 악몽도 끝날 것이다. 피. 피. 그 가느다랗고도 질기게 계속해서 내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피. 피가 나를 놔주지 않는다. (131쪽) ―그러니깐, 그게. 언니, 언니는 동생이 없는 삶은 어땠을까 상상해본 적 없어? 숨이 콱 막혔다. 그런 상상을 해본 적 없냐고? 그건 내게 상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그 현실을 바꾸려고 몇 번이나 터널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포를 견뎠다. 진월을 살리기 위해 몇 번이고 진월의 죽음을 봤다. 감각이 무뎌지고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바스러졌다. 그 목표 이외의 다른 건 애써 시야 밖으로 몰아냈다. 바지 끝의 핏자국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채다. 그런데 진월은 나 없는 삶을 꿈꿨다고 한다. (157쪽) “그래. 험한 기운이 빠져나가 땅 아래로 숨었다. 그것도 양방향으로 순환되었다면 중화되었을 텐데, 한 방향으로만 돌지 않느냐. 그러니 틈이 벌어질 수밖에. 그거 정화하려고 내가 매해 봄마다 신옷 갖추어 입고 그 역에서 타는 거다.” “그 역……. 응암역 말하는 건가요? 틈이 뭔데요? 그게 벌어지면 큰일이라도 나요?” (210쪽) “나와 함께 봄으로 가주세요.” 몸을 짓누르는 압력과 함께 터널이 몰려왔다. 아버지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제발, 부디. 나에게 완벽한 행복을. (227쪽) ●지은이: 범유진 창비 아동 청소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아홉수 가위』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카피캣 식당』 『쉬프팅』 『리와인드 베이커리』 『도서관 문이 열리면』 등이 있으며,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틈새에 쭈그려 앉아 밖을 보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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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page2026/07/06
  • 現在の作品6호선 버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