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주문한 여자로봇이 도착했다. 아이돌 같은 얼굴. 사람보다 부드러운 피부. 속눈썹 한 올까지 수작업으로 심어진 초고가 반려 휴머노이드. 구매자는 만족했다. “진짜 사람 같네.” 당연했다. 그 안에는 진짜 사람이 들어 있었으니까. 내 이름은 한정훈. 한때는 격투기 선수를 꿈꿨고, 지금은 유월드 하청 검수팀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직원이었다. 출고 전 반려로봇을 점검하며 하루하루 버티던 나는 어느 날, 이상한 개체 하나를 맡게 된다. 제품명 U-107. 개체명 유리. 그리고 다음 날, 나는 그 몸 안에서 깨어났다. 정서 케어. 수면 동반. 프라이빗 파트너 기능. 누군가의 외로움과 욕망을 위해 주문된 여자로봇. 가격은 2억. 반품 불가. 구매 확정. 나는 로봇이 아니다. 나는 주문된 적 없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남자의 몸으로 싸우던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팔의 길이도, 무게중심도, 통증도, 힘의 방향도 전부 달라졌다. 이제 나는 격투기 선수가 아니라, 도망치는 여자로봇이다. 살아남기 위해, 나는 이 몸으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