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가문은 몰락했다. 마치 짜인 각본처럼.
그리고 나는 악령의 신부가 되어 검은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나, 신부 맞아?”
아무리 악령의 왕이라지만 남편이라는 자는 틈만 나면 나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
“이번엔 그냥 죽여줄까? 고통 따위 더는 느끼지 못하게.”
“혹시 취미가 연쇄살인이세요? 뭐 맨날 말끝마다 보기만 하면 죽인대?”
하지만 이상하게도, 죽이겠다는 그 살벌한 말끝에 나를 살리는 손길이 있었다. 살벌한 협박보다 더 솔직하게 나를 감싸안는 손.
이 미친 신은 나를 죽이려는 걸까, 아니면 살리려는 걸까.
그런데 잔혹한 수호신의 손아귀에서 살아남는 것보다, 더 거대한 운명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고대 정령어의 비밀, 금기된 유물들이 던지는 위험천만한 수수께끼. 그 비밀의 실타래를 푸는 유일한 열쇠를 찾아야 한다.
천 년의 침묵을 깬 깃펜 닙과, 지독한 함정을 파 놓은 혼돈의 신까지.
제국의 거짓 역사가 통째로 흔들리는 격변의 중심에서, 나는 저 미친 신의 손을 잡고 심연의 가장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천 년을 버텨왔다. 하지만 네가 내 세계를 뒤흔든 순간, 나는 비로소 살고 싶어졌다.”
각본처럼 악령의 신부가 된 여자와, 천 년 만에 인간에게 심장을 내어준 심연의 군주.
그들이 펼치는, 잔혹하고도 찬란한 신화의 서막이 지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