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5년을 사귄 애인에게 대차게 차인 다음 날은,
간신히 들어간 회사의 첫 출근 날이었다.
아홉수여서 그런가.
운도 지지리도 없지.
그저 걷고 있었을 뿐인 채민은 급정거한 차가 튀긴
더러운 웅덩이 물을 죄다 뒤집어쓰고 만다.
비참한 기분에 울컥 눈물이 고인 찰나.
차에서 내린 남자는 채민을 백화점으로 끌고 가더니
거절할 새도 없이 몇백만 원짜리 옷을 사 입힌다.
그러곤, 채민과 같은 건물로 들어서는데...
“저도 이 회사 다닙니다.”
뭐라고??
당황한 탓에 넘어질 뻔한 채민을 가볍게 받쳐준 남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채민을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태우기까지 했다.
물론, 그 광경은 수많은 눈들이 지켜보았고.
그렇게 그저 첫 출근을 했을 뿐인 채민은 어이없게도
‘오너 일가의 숨겨 놓은 막내아들’이라는 황당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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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 어떻게 하면 돼요……?”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내가 뭘 하면 되냐고.
아아.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그날 거기 서서 윤재에게 문자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웅덩이에 고인 물을 뒤집어쓰지 않았더라면.
하필이면 차에서 내린 사람이 정재혁이 아니었더라면…….
미정이 이모 말대로 아홉수에 삼재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하나는 이별이고, 다른 하나는 정재혁일 게 분명했다.
나머지 하나는 또 뭐가 들이닥칠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말했을 텐데. 지금까지 뭘 했든 눈감아 줄 테니 날 잡으라고.”
그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멍하니 그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제부터 내 사람이 되는 조건으로, 내가 정채민 씨를 다시 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