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시온. 그렇게 벗어나고 싶으면 너하고 나 닮은 예쁜 새끼 하나만 낳아 주라. 그러면 내가 너 놓아 줄게.”
싸늘한 겨울 속에 파묻힌 저택.
‘쓸모없는 오메가’ 시온에게 그곳은 평생을 가둔 감옥이자 벗어날 수 없는 족쇄였다.
시들어가는 영혼처럼 텅 빈 그곳을 찾아온 남자, 백주혁.
그는 이 저택에 스며들어 똬리를 튼 검은 뱀이었다.
그 뱀이 원하는 건 단 하나.
이 거대한 저택에 시온을 영원히 가두는 것.
시온은 그를 위한 산 제물이었다.
그래서 달아났다.
이대로 백주혁에게 안겨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에게 잡혀 버리면 두 번 다시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직감했기에.
한 발만 내디디면 영원히 돌아보지 않을 순간.
주혁의 손이 뻗어와 시온을 잡아챘다.
“시온아, 시온아, 이 새끼야.”
“알 게 뭐야! 나쁜 새끼야! 이것 놔! 놓으라고……, 제발!”
“너 때문에 단 몇 시간 만에 내 심장이 통째로 뜯겨나갈 뻔했어. 알기나 해?”
귓가에 울리는 서늘한 음성.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는 거친 숨결이 살을 파고들었다.
숨 막히도록 옥죄어오는 팔 안에 갇혀 시온은 떨리는 눈꺼풀을 내리고 만다.
지독한 열기에 휩싸여 울부짖으며.
‘차라리 미치게 해줘. 아무것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