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로 먹고산다.
고개를 15도 기울이고, 목소리를 반 톤 낮추고, "많이 외로우셨겠어요"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운다. 나를 따뜻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준 사람이라고.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스물여섯, 강의실에서 체크리스트를 보고서야 알았다.
아, 이게 나구나.
나는 아무것도 못 느낀다. 대신 느끼는 척이라면 이 세상 누구보다 잘한다.
나는 사랑을 못 한다.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사랑을 가르치고,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을 상담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10년을 살았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로.
아내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어렴풋이 안다. 알면서도 믿지 않는다. 믿고 싶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