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가이드에겐 에스퍼의 치유 능력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이 세 가지 있다. 자가 면역 질환, 암, 그리고 페어 에스퍼를 향한 짝사랑. 그중 두 개를 품고 살아가려니 숨이 턱턱 막히는 날이 일상이 되었다. 뇌종양.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한유하. 기억을 잃어 가며 가장 두려웠던 건, 유하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유하를 떠나기로 했다. 아픈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게 나으니까. 시한부 가이드와 각인 에스퍼의 24주는, 그렇게 시작된다. ▶잠깐 맛보기 “유하야. 우리…… 여행 가자.”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나도 내가 제정신이 아닌 걸 알았다. 방금 할머니 집 구경만 하자고 불러낸 사람이 무슨 여행이냐. 유하가 천천히 돌아봤다. “지금?” “아니. 오늘 말고. 멀리. 한 사흘? 아니, 이틀도 괜찮고.” 말을 할수록 떨림이 느껴졌다. 한 달. 길면 두 달. 그 안에 정리해야 한다. 각인도, 센터도, 이 관계도. 그러니까 그 전에. “……겨울아. 우리 헤어졌어.” 안다.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더 조급하다. “알아. 그래서 가자는 거야.” “……뭐?” “사귀자는 거 아니고, 다시 시작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이 자꾸 막혔다. 진심을 숨기려니 더 엉망이 된다. 그냥 네 옆에 조금만 더 있고 싶어. 그 말을 삼켰다. “마지막으로 친구처럼. 안 돼?” 유하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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