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공 X 박수무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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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하는 갑자기 어수선해진 계단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어제 본 남자가 있었다.
촥- 하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자신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뒤집어쓴...
잘생긴 남자가.
"그, 제가 너무 죄송해서요. 혹시 휴대폰 좀 주실래요?"
"휴대폰이요?"
"세탁비 주고 싶어서요."
이렇게까지 미안해할 일은 아니었지만.
번호 따고 세탁비까지 줄 일은 아니었지만.
글쎄, 얼굴이 잘생겨서 그런가?
강성하는 자기도 모르게 거리를 좁혔다.
"이름 저장해요. 저는 강성하예요. 화 아니고 하. 꼭 연락 주셔야 돼요!"
연락을 꼭 달라는 건 진심이었다.
귀여운 게, 솔직히 취향이었으니까.
그래서 연락이 안 왔다는 사실이 좀 아쉬웠고,
그래서 한 번 더 보고 싶었고,
그래서 다음 날 마주쳤을 때 몸을 먼저 움직였다.
"어디 가요."
눈이 마주치자마자 뒤돌아서 계단을 올라가는 척하던 도이원은 다시 느릿느릿 내려왔다.
"강의실, 아니 화장실 좀... 가려고요."
음, 일단 거짓말엔 소질 없고.
강성하는 장난스레 웃으면서 받아쳤다.
"근데 왜 다시 내려올까."
"안 가도 될 것 같아서요...."
결국 강성하의 입에서 시원하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나 피하는 것 같지?"
"아니, 아닌데요."
"아, 내가 착각했나?"
도이원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연락은 왜 안 했어요. 한참 기다렸는데."
"기다리셨어요...?"
이번에는 강성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먹어요?"
"네?"
"아메리카노, 먹냐고요."
컵을 살짝 들어 흔드니 도이원의 입에서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세탁비 대신. 어때요?"
받아가라는 의미로 손짓했다.
얘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걸 확신했으니까.
커피 한 잔으로 이 구실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세탁비 대신이면...."
"응?"
"밥은 안 돼요?"
예상은 적중했다.
"이상하네."
"... 네?"
"아까는 뭐... 세탁비 달라고 하기 좀 그렇다고 하지 않았나?"
도이원의 귀 끝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근데?"
강성하는 고개를 기울이며 도이원을 올려다봤다.
"그냥... 선배랑 밥 먹고 싶었어요. 같이."
이렇게까지 솔직할 줄은 몰랐지만.
"세탁비는 핑계고요.... 사실 집에서 빨아서 나오지도 않았어요. 저랑 밥 한 번만 먹어 주시면 안 돼요...?"
똥강아지 같은 모습이 따로 없었다.
강성하는 그 바보 같은 놈한테 쥐도 새도 모르게 마음을 줘 버렸다.
걔 때문에 울 줄도 모르고.
걔가 어떤 애인지도 모르고.
“이원아... 진짜로.”
“....”
“너는 뭘까....”
"...."
“나한테 네가 뭐길래."
"...."
"난 너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왜 자꾸 눈물이 흐를까.
모른 척 붙잡아 버린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간신히 붙들고 있던 이성을 놓아 버릴 것 같았다.
그러니까.
강성하는 알아야만 했다.
도이원을.
***
공: 도이원(23살, 187cm, 사범대 국어교육과)
양아치 같은 인상 탓에 노는 애라는 오해를 사지만, 사실은 오래 전부터 강성하만을 봐 왔다.
수: 강성하(25살, 184cm, 사범대 체육교육과)
시원시원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사랑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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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자체 제작
- 표지 이미지 소스 출처: [속초 신흥사 명부전 지장보살삼존상 / 지장]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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