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국가불륜보호국 공식 명칭은 대통령 직속 인구회복특별위원회 산하 ‘미등록 가족지원국’. 그러나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다. 내부 직원들은 이 조직을 은밀히 ‘국가불륜보호국’이라 부른다. 대외적으로 이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이 절대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 조직. 간판은 멀쩡한 정부 부처 산하기관이지만, 실제 업무는 상상보다 훨씬 기괴하다. 결혼은 줄고, 출산율은 바닥을 치고, 연애마저 사라지는 시대. 국가는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공식적인 사랑만으로는 인구를 회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은밀한 관계라도 관리해야 한다. 들키면 파국이지만, 들키지 않으면 가능성이다. 불륜도 적절히 보호하고 조율하면 출산율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미친 듯하지만 서류상으로는 그럴듯한 행정 논리가 탄생한다. 그렇게 국가불륜보호국은 불륜을 단속하는 대신, 분류하고 평가하고 보호하기 시작한다. 복지부 7년차 사무관 윤태오는 어느 날 이 말도 안 되는 부서로 파견된다. 처음엔 장난 같은 업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책상 위에는 매일 ‘비혼 출산 가능성 검토’, ‘관계 지속성 평가’, ‘배우자 인지 위험도 분석’, ‘출산 유도형 관계 보호 대상’ 같은 항목들이 태연하게 적혀 있다. 불륜은 죄인가, 리스크인가, 아니면 관리 가능한 인구 정책인가. 가장 사적인 욕망을 가장 공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나라. 그 안에서 윤태오는 웃어야 할지,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결재해야 할지 알 수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