쳄스포드 고교 연극부 말단 스탭인 찰리 블라이스.
별 생각 없이 썼던 플롯이 이번해 정기 공연 각본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그 각본이 남고생 두 명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다가 눈이 맞는 지독한 혐관 퀴어물이란 것이다.
그리고-
“그거 들었어? 찰리 블라이스가 주인공 배우로 네이선 알빈슨을 지목했대!”
“야, 그럼 찰리가 사심 담아서 대리만족하려고 쓴 거 아냐? 그 각본 갖고 밤에 뭔 짓 할지 누가 알아?”
말도 안 되는 소문까지 퍼졌다. 이건 전부, 각본 맨 뒷장에 누군가 몰래 학교 최고의 킹카인 네이선의 이름을 적어 넣었기 때문이다.
‘누군지는 몰라도, 가만 안 둘 거야.’
내가 네이선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사심을 담아 각본까지 썼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킹카를 탐내서 뭐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찰리 블라이스. 잠깐 얘기 좀 해.”
사건의 당사자인 네이선이 그를 불렀다.
‘아, 망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 얘는 누가 봐도 여자 좋아하게 생겼는데.
“미, 미안-”
“미안하면, 너 내 상대역 배우로 들어와.”
“뭐?”
“이미 각본은 네 걸로 정해진 마당에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너 때문에 내 이미지도 같이 나락 갔으니까 책임져야지.”
“….”
찰리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일단 상대는 연극부 최고 킹카라 심기를 더 거슬러서 좋을 게 없는 애였고….
‘…뒤지게 잘생기긴 했네.’
그래. 찰리는 지독한 얼빠였다.
-
“잠깐, 근데 이거 소문만 키우는 거 아니야?”
찰리가 뒤늦게 깨닫고 물었다.
“신경 쓰지 마, 소문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네이선의 눈동자는 이상할 만큼 화려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마치, 오랜 계획 끝에 마침내 사냥감을 함정에 빠트린 사냥꾼처럼.
-
“네이선, 나 또 갖고 놀려고 하는 거면-”
어둠 속에서 찰리가 내뱉은 말을, 네이선이 여유롭게 가로막았다.
“이상한 소리하지 마."
“….”
“난 너 좋아해서 이러는 거야, 찰리 블라이스.”
네이선의 목소리는 자신만만하면서 오만했다. 세상 누구도 그를 꺾지 못할 것 같았다.
“너야말로 이상한 소리하지 마. 날 좋아한다고?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로 날 갖고 놀았던 거면서-”
찰리가 씩씩거렸지만, 네이선이 더 빨랐다.
“잘 생각해 봐, 찰리. 그때, 네 각본에 내 이름을 쓴 게 누구였을 것 같아?”
“….”
네이선은 그렇게 말하며 찰리의 턱을 제 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넘겼다.
아. 찰리는 그제야 자신이 단단히 잘못 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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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네이선 알빈슨 (11학년, 17세) #계략공 #인기공 #킹카공 #(약)후회공 #짝사랑공 #(초반)지랄공 #오만공 #(후반)다정공
금발, 밝은 갈색 눈. 명문 쳄스포드 고등학교의 킹카. 연극부에서는 말을 거스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배우인 데다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늘 인파에 둘러싸여 있다. 찰리의 눈에도 '성격은 몰라도 뒤지게 잘생기긴 한 새끼'로 기억되어 있다. ‘누군가’ 각본에 자기 이름을 써 넣은 탓에 찰리 블라이스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후 찰리에게 자기 상대역 배우로 들어오라고 명령한다.
수: 찰리 블라이스 한 (10학년, 16세) #너드수 #병약수 #얼빠수 #맞지랄수 #맞짝사랑수 #자낮수 #정병수
까만 곱슬머리, 회갈색 눈동자. 친구 없이 혼자서 글 끄적이는 걸 좋아하는 한국계 아싸. 연극부에서 홍보용 전단지나 돌리는 말단 스탭이었으나, 우연히 발굴된 원고 때문에 졸지에 정기공연의 총괄 각본가가 되고 말았다. 마냥 지고 사는 성격은 아니지만, 지독한 얼빠라 네이선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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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지랄하는오만공x지지않고지랄하는얼빠수의 혐관물 > (후반)표현만할줄모르는다정공x투덜투덜지랄하는까칠수의 달달학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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