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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 배우 강주형은 버스 전복 사고로 목숨을 잃음과 동시에 플레이하고 있던 모바일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가 빙의한 '원'이란 인물은 게임 튜토리얼에서 죽는 병약한 도시 관리자 캐릭터로, 곁에는 게임의 최종보스가 될 운명의 인격 파탄자까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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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진정되셨습니까?”
“너…….”
정면에서 바라본 샤리아크의 눈은 뭍에서 숨이 끊어진 물고기 같았다. 초점없이 가라앉은 눈동자가 피범벅이 된 채 볼품없이 떨고 있는 내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위험하다. 직감이 경고했다. 언뜻 보면 이성을 되찾은 것 같지만 아니었다.
혹시나 해서 상태창을 확인했지만, 그에 관한 정보는 여전히 물음표와 글리치 투성이였다.
“화풀이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야…….”
“압니다.”
나는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손을 뻗어서 샤리아크의 팔을 붙잡았다. 샤리아크는 팔소매를 구겨져라 잡는 내 손을 곁눈질로 확인하곤 단조롭게 물었다.
“하지만, 화풀이를 하면 안 될 이유는 또 뭡니까?”
“뭐……?”
“왜 안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방금 전 의사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려고 한 손을 들어 피가 말라붙은 내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저들은 기생충입니다. 당신과 나의 자비에 기대어 숨 붙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달게 받아들여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아 이 미친 그걸 말이라고…….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욕을 뱉을 뻔했다.
오염이 너무 심해서 벌써 돌아버렸나? 사실 이미 흑화 완료 상태인 것 아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게 말하지 마.”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그걸 고쳐보려고 드는 건 월권 행위라는 것이 평소의 내 생각이었다.
그런 방관이 가능한 건 상대가 타인이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더럽게 엮여있거나 오래 알고 지낸 친구가 아닌 이상 맞지 않는 생각을 참고 견딜 필요는 없다. 거리를 두거나 단절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샤리아크는 달랐다.
내 안전과 앞날이 이 남자 손에 달렸다.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든 악착같이 붙어 있어야 한단 말이다.
샤리아크가 무슨 헛소리를 하든 귀를 틀어막고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면 편하기야 하겠지. 남들이 어떻게 되든 나는 다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대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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