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헤드셋 너머 막말 빌런 고객을 찾아
부산으로 향한 스물다섯 청년들의 반란일지!
“케이블에 저당 잡힌 청춘의 보고서”_신수정 문학평론가, 명지대 교수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의경 《콜센터》 개정판 출간
“감정 노동의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뜻밖의 상호 접속과 위로의 순간을 잡아”내고 “인물들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일으키”게 했다는(문학평론가 정홍수) 평을 받으며 제6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김의경 장편소설 《콜센터》(개정판)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재출간됐다. 이 작품은 피자 주문 콜센터에서 일하는 스물다섯 청년들의 꿈과 현실을 섬세하게 묘파한 노동소설이다. 주인공 주리, 용희, 시현, 형조, 동민은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앉아서 하는 일이기에 몸은 힘들지 않았지만 매일 지속되는 블랙 컨슈머 ‘슈퍼 진상’의 막말에 결국 폭발하고 만다. 그들은 ‘슈퍼 진상’에게 복수하자는 공통의 목표를 품은 채 그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향한다. 콜센터에서 일했던 작가의 경험을 녹여 전화 상담사들이 업무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생생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감정 노동을 요하는 여러 직군 중에서도 콜센터 상담사가 주인공인 점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그들에게 ‘랜선 갑질’을 하는 진상 고객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기득권층이 아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존재들. 강약약강의 사회에서 그들은 위를 향한 분노 대신, 자신보다 약하다고 여겨지는 상대를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갉아먹는다.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뒤 자신의 행동에 억지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손쉽게 죄책감을 내버리고 만다.
서비스직에게 요구되는 지나친 감정노동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문제다. 고객 응대의 경우 로봇과 AI로 대체된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일터에서 과한 감정 노동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한국 현대 사회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특징일 것이다. 작가는 묻는다. 《콜센터》 출간 즈음 시행된 감정 노동자보호법,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얼마나 나아졌는지.
“오랜 시간이 지나 자신이 그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는 지금 그만두는 것이 나은 걸까. 현실적인 꿈이란 대체 뭘까. 모든 꿈은 현실이 되기 전엔 비현실적인 것 아니었나. 먼 훗날 나는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스스로를 아나운서라고 칭하며 진상을 부리고 있지는 않을까.”(48~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