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안녕하세요,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독자 여러분! 오늘은 '아메리카의 엄지손가락(Pulgarcito de América)', 엘살바도르(El Salvador)로 떠나보겠습니다. 엘살바도르(El Salvador)는 스페인어 ‘구세주(The Savior)’란 의미로, 정식 국호는 ‘엘살바도르 공화국(Republic of El Salvador)’입니다. 태평양 연안의 비옥한 화산지대에 자리한 이 나라는 마야 문명(Maya Civilization)의 유산과 스페인 식민시대의 흔적, 그리고 독립 이후의 격동적인 현대사가 한데 어우러진 ‘중앙아메리카 역사의 축소판’입니다. 수십 개의 화산이 빚어낸 장엄한 풍경과 ‘아메리카의 폼페이(Pompeii of the Americas)’ 호야 데 세렌 고고학 유적지(Joya de Cerén Archaeological Site)가 공존하는 나라, 엘살바도르로 떠나보시겠습니까?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보석의 땅이 품은 고대 연맹, 쿠스카탄(Kuskatan: Ancient confederation embraced by the land of jewels) : 엘살바도르에 깃든 문화적 뼈대를 온전히 파악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단어는 바로 '쿠스카탄(Kuskatan)'입니다. 고대 나우아트어(Nawat) '보석 목걸이의 땅(Place of jewel necklaces)'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내포한 이 명칭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유입되기 이전 시기에 현 엘살바도르 중서부 권역을 호령하던 피필(Pipil) 부족의 굳건한 연맹체를 가리킵니다. 언어학적 추론과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종합해 보면, 피필인들은 원래 멕시코 중부 지역에 터를 잡고 살던 나우아족의 한 갈래였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대략 서기 900년에서 1200년 사이에 톨텍 제국이 와해되는 시점과 맞물려 남방으로의 대대적인 이주를 감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이동 과정에서 앞서 정착해 살아가던 렌카(Lenca)족이나 마야 계통 원주민들을 복속시키거나 포용하면서 그들만의 특색 있는 군장 사회(Chiefdom Society)를 세워나갔습니다. 이질적인 두 문화가 맞부딪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도리어 한층 더 찬란하고 다원적인 문명이 탄생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 식민 지배의 시련과 문화적 혼합주의(The ordeal of colonial rule and cultural syncretism) : 그렇지만 1524년 멕시코 지역을 손에 넣은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의 지시를 받은 페드로 데 알바라도(Pedro de Alvarado)가 잔혹한 공격을 시작하면서, 눈부신 호황을 누리던 쿠스카탄 연맹은 혹독한 식민 통치의 격랑 속으로 속절없이 휩쓸려 갔습니다. 스페인의 침략자들은 엥코미엔다(Encomienda)라 불리는 가혹한 위탁 통치 제도를 앞세워 원주민의 노동력을 무자비하게 수탈했으며, 이 비극적인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유 언어와 토착 신앙, 전통문화가 완벽히 소멸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필인들은 얌전히 역사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양으로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억압자들이 강제하는 가톨릭 신앙의 외피 안에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정령 숭배와 우주관을 교묘하게 은닉하여 전수하는 종교적 혼합주의(Religious Syncretism)를 발달시켰고, 이를 통해 문화적 명맥을 처절하게 보존해 냈습니다. 이러한 쿠스카탄 민중의 놀라운 문화적 자생력은 2025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엘살바도르의 ‘꽃과 야자수의 형제단(The Confraternity of flowers and palms)’ 축제에서 대단히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판치말코(Panchimalco) 지역을 무대로 끈질기게 전해 내려온 이 의식은 겉으로 보기엔 성모 마리아를 찬미하는 가톨릭 행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지의 신성함과 자연의 풍요로움을 찬양하던 고대 피필인들의 정신적 유산과 공동체 의식이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장인들과 여성들이 대를 이어 정성껏 야자수와 꽃을 엮어 장식물을 만드는 행위는, 식민 지배의 폭압 아래서도 선조들의 영적인 지혜를 사수해 낸 상징적인 화합의 예술이자 저항입니다. ▶ 아메리카의 폼페이가 전하는 일상, 호야 데 세렌(Joya de Ceren: Daily life conveyed by the Pompeii of the Americas) : 엘살바도르의 내면을 조명하는 두 번째 핵심 키워드인 '호야 데 세렌(Joya de Cerén)'은 거대한 지배 계급의 화려한 연대기나 웅장한 왕조의 서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역사의 뒤편에 묵묵히 머물렀던 이름 모를 평민들의 숨소리를 완벽한 형태로 보전하고 있는 고고학계의 기적을 지칭합니다. 대략 서기 600년 무렵 로마 칼데라(Loma Caldera) 화산이 뿜어낸 무려 14겹, 5~7미터 두께의 펄끓는 화산재 밑으로 순식간에 파묻힌 이 마야의 농촌 마을은 학계에서 종종 '아메리카의 폼페이(Pompeii of the Americas)'라는 영광스러운 별칭으로 불리곤 합니다. 이 놀라운 유적지는 1976년 당시 국가 차원의 곡물 저장소 건립을 목적으로 중장비를 동원해 지반 평탄화 작업을 진행하던 와중에 기적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전까지 무려 1천4백 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 동안 짙은 흙더미 아래 은폐되어 있었으나,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소속의 저명한 인류학자 페이슨 대니얼 시츠(Payson Daniel Sheets) 교수의 열정적인 발굴 작업에 힘입어 마침내 온전한 실체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 평민 사회의 생생한 일상과 고민족식물학적 성과(Vivid daily life of commoner society and paleoethnobotanical achievements) : 호야 데 세렌이 품고 있는 고대 고고학적 가치의 정수는, 이곳이 권력층의 화려한 궁전이나 신을 섬기는 거대한 신전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마야 민중들의 투박한 일상을 그대로 멈춰 세운 거대한 타임캡슐이라는데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과테말라나 멕시코 등 인접한 국가들에서 출토되는 거대한 마야 유물들은 상형문자나 지배층의 위압적인 기념물에 치중되어 있어, 실제 피지배 계층이 어떠한 방식의 삶을 영위했는지 파악하는 데에는 분명한 제약이 따랐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호야 데 세렌 발굴 터에서는 나뭇가지와 진흙을 촘촘하게 엮어 세운 전통 가옥의 뼈대(Wattle-and-daub)를 포함해, 카사바(Manioc)와 옥수수를 가지런하게 심어두었던 밭고랑의 형태마저 고스란히 발견되었습니다. 나아가 부엌 지붕 틈새에 웅크리고 있던 쥐의 뼈대나 잿더미 속에 갇혀버린 개미의 이동 경로까지 생생하게 발굴되며 당시의 미시적인 생태 환경을 빈틈없이 복원해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식물을 덮친 화산재가 식물이 부패한 이후에도 겉모양을 단단하게 유지한 채 텅 빈 틈을 남겼는데, 연구진이 이 공간에 치과용 석고(Dental plaster)를 흘려 넣어 본을 뜬 결과 서기 7세기경의 용설란(Agave)과 옥수수 줄기의 자태를 완벽한 입체 형태로 되살려내는 등 고민족식물학(Paleoethnobotany) 분야에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 저항의 신화와 국가 정체성, 아틀라카틀(Atlacatl: The myth of resistance and national identity) : 세 번째로 살펴볼 핵심어인 '아틀라카틀(Atlácatl)'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 요소가 어떠한 방식으로 한 국가의 기둥을 세우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단히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1524년에 벌어진 아카후틀라 전투(Battle of Acajutla) 등을 거치며, 멕시코 동맹군과 중무장한 스페인 기병대를 상대로 오직 화살과 흑요석(Obsidian) 창만을 빼어 들고 결사적으로 맞서 싸워 페드로 데 알바라도의 군사들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물러나게 했다고 전해지는 피필족의 전설적 통치자가 바로 아틀라카틀입니다. 그의 굳센 이름은 오늘날 엘살바도르 전 방위의 도로명이나 학교, 광장 한복판에 우뚝 선 동상은 물론이며 군 최정예 부대의 명칭에 이르기까지 사회 깊숙한 곳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그는 외부 세력의 폭압적인 식민주의에 끝끝내 무릎 꿇지 않은 불굴의 항쟁 정신을 대변하는 국가적 우상으로서 굳건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 상상된 공동체와 신화의 동력(The imagined community and the driving force of myth) : 그렇지만 역사학자들의 엄격한 문헌 교차 검증 과정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아틀라카틀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의 여부 자체는 학계 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입니다. 19세기 중반 무렵 프랑스 출신의 역사가이자 성직자였던 샤를 에티엔 브라쇠르 드 부르부르(Charles Étienne Brasseur de Bourbourg)가 원주민들의 소중한 옛 기록인 《칵치켈 연대기(Annals of the Cakchiquels)》를 해독하는 와중에, 특정 부족의 이름이나 지명을 개인의 이름으로 오인하여 번역했을 개연성이 무척 높다는 것이 현재 역사학계의 주된 견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언어학적 착오에서 비롯된 영웅이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국가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으로 굳건히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입니다. 이는 갓 태어난 신생 국가가 하나의 상상된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로서 자기들만의 정체성을 기틀부터 다져나가는 과정에 있어, 저항의 서사를 담은 역사적 신화가 얼마나 강력하고도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여실히 입증해 줍니다. ▶ 역사적 상흔을 넘어 피어나는 미래(A future blooming beyond historical scars) : 엘살바도르의 작지만 치열한 땅을 직접 디뎌본다면, 이 나라가 그저 지리적으로 비좁고 정치적으로 어지러운 중남미의 한 구석이라는 선입견을 단번에 거두어들이게 될 것입니다. 나우아트어의 신비로운

連載情報

単行本

配信言語
Kakaopage
Kakaopage2026/07/01
  • 現在の作品유네스코 세계유산068 엘살바도르(UNESCO World Heritage068 El Salv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