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공의 수석 보좌관이다. 원래 북부 출신도 아니었는데 열심히 날고 기어서 인정받았다.
북부 생활이 나와 잘 맞기도 했다. 설산에서 나오는 마물들 맥이는 것도, 대공령 꼰대들 때려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참고로 말의 순서가 뒤바뀐 게 아니다. 마물들 밥 먹이고 꼰대들 때렸다.
그런데 스물두 살의 어느 날, 날뛰는 마물을 진압하다 쓰러져서 일어나보니 익숙한 북부가 아니라 낯선 곳에 와 있었다. 짠 바다 내음과 습한 공기가 느껴지는 곳. 내 고향 남부였다.
"너 스물둘이 아니라, 스물아홉이야."
"너 전쟁에서 개발렸어. 다 죽어가는 거 겨우 살린 거야."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나는 지금 스물아홉 살이고, 사랑하는 남자랑 결혼하겠다고 설치다가 쓰러졌었단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기억도 안 나는데. 내 사랑이 누구지? 난 왜 남부로 돌아온 거지?
기억을 되찾으려고 잠깐 생각 좀 해봤는데 딱히 떠오르는 남자는 없었다. 별로 중요한 기억도 아닌 거 같으니까 그냥 잊은 채로 살아야지.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김에 가업이나 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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