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는 지방 소도시 산음읍.
산음지청의 형사부 검사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던 서이주에게 날벼락이 떨어진다.
선배 검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좌천당한 희대의 또라이.
벼르고 있는 사람이 많아 당장 살해당해도 배후를 특정할 수 없다는 자타공인 개새끼.
첫사랑이자 전 연인인 황이석이 산음지청으로 발령받아 온 것.
“나 서이주 개잖아.”
“…….”
“서이주만 보면, 침 흘리고 발정하는 개새끼.”
입매를 비틀어 올린 이석이 바지 버클에 손을 얹었다.
“풀어도 돼? 보다시피 보통 큰 놈이 아니라.”
“미친…… 거야?”
갑작스러운 이석의 등장으로 머리가 어지러운 가운데, 배당받은 사건마저 순탄히 해결되지 않는다.
단순한 비극인 줄 알았던 교통사고가 마약 사건으로 전환된 것.
정치인의 개입과 지청장의 압박.
수사망을 좁힐수록 이주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두고 볼 수 없던 이석은
또다시 ‘서이주의 개’를 자처하기로 한다.
“건투를 빌어 줘.”
▶잠깐 맛보기
이십 대의 너와 나. 그 시절처럼 싱그러운 계절이었다.
“주인아!”
조금 전, 마지막 전공 시험을 마친 이석이 학생 식당으로 들어섰다. 시험을 망쳤을 리도 없는데, 짜증이 역력하던 얼굴은 이주를 보는 순간 환히 풀렸다.
단숨에 다가온 이석이 감격스러운 얼굴을 했다.
“보고 싶어 죽을 뻔.”
“우리 두 시간 전에도 봤고요.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왜? 난 마음에 드는데.”
멍멍.
이석이 입 모양으로 개 짖는 모습을 흉내 냈다.
이주의 살벌한 눈초리에 이석은 금세 양손을 들어 올리며 히죽댔다.
이주, 이석의 주인.
수틀리면 덤벼 무는 미친개가 유일하게 배를 까뒤집는다는 상대.
교수도 쌩깐다는 또라이가 그림자라도 밟아 볼까 졸졸 따라다닌다는 상대.
세상 무감한 각목이 이름만 들어도 침을 질질 흘린다는 상대.
학과생들은 그런 황이석을 ‘이주의 개’라 불렀고, 서이주는 ‘이석의 주인’이라 불렀다.
무례하고 민망하다며 치를 떠는 이주와 달리 이석은 그 별명을 아주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