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오메가버스 #찌통회귀
#다정무심공 #그래서더나쁘공 #입덕부정공
#시한부수 #점점체념수 #미인순정수
“저 좀 여기서 데려가 주세요. 이사님이 저 사 주세요.”
아버지의 도박 빚에 팔려 ‘운화당’의 접대부가 된 고운.
비참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티려던 그는 한 남자에게 마음을 줘 버리지만
정작 다정했던 남자, 도원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고운을 이용했을 뿐.
“배안에 든 게 내 씨라고 어떻게 단정합니까?”
의도치 않았던 임신에 더해 도원에게 일방 각인까지 해 버린 고운은
다가오는 죽음과 싸늘한 도원의 태도에 서서히 시들어 가는데……
[미리보기]
“제가 이사님보단 통이 크잖아요.”
최도원이 그 모습을 두 눈에 담았다. 한순간도 빠짐없이.
“처음엔 속상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어요. 근데 참았어요. 이사님 덕분에 운화당에서도 나올 수 있었고, 빚도 갚을 수 있었으니까. 아기를 좋아해 주길 바라는 건 제 욕심이겠다 싶었어요.”
고운이 허공을 바라보며 덤덤히 말을 이었다. 최도원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눈빛을 보내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용기가 났다.
“그런데 그런 상처가 있으면, 그래서 복수하고 싶어 했으면 저 같아도 누구든 이용하려고 했을 거예요. 너무 오래 아프고 괴로웠을 테니까.”
최도원의 눈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일렁였다. 평생을 계산과 이성으로만 메꿔 온 삶에 처음으로 받아 보는 위로였다. 그것도 다름 아닌 이고운에게서. 어떠한 반응을 내보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건 배워 본 적도 없고, 해 본 적도 없었다. 결국 고장 난 인형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운이 도원을 슬쩍 바라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이젠 이사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덜 미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음 깊이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사랑의 또 다른 형태였다.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관용의 표현이며, 그리하여 그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와도 그 본질을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므로 당신을 이해한다는 건, 당신을 사랑한다는 두 번째 고백이었다.
“피곤하실 텐데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아 최도원에게 인사하곤 병실로 들어갔다.
최도원은 고운이 떠나간 자리와 손에 들린 초음파 사진을 말없이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사랑받아 본 적도 없으면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퍼 주는 성격이라고….”
‘…결국 그 병신 같은 성격 때문에 죽을 겁니다, 이고운 씨는.’
언젠가 욕했던 그 병신 같은 성격이 오늘의 최도원을 끌어안았다.
아이러니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