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조금은 다른 생활만화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사금일기』는 호연 작가가 8년 동안 자신의 블로그에 그려온 ‘진짜 일기’이다. 애초에 연재나 출판을 염두에 두고 그린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느 생활만화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만화 속에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작가가 보낸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다 보니 일기 속에 호연이라는 사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책을 읽을 때면 마치 그의 삶을 몰래 엿보고 있는 기분마저 들 정도이다.
『사금일기』의 또 다른 매력은 소재의 폭이 매우 넓다는 점이다. 호연 작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희로애락을 소재로 다룬다. 보는 순간 빵 하고 웃음이 터지는 일기가 있는가 하면, 보는 것만으로도 슬픔에 전염될 것만 같은 일기도 있다.
전작『도자기』를 통해 입증된 바와 같이 호연 작가는 익숙한 것을 남다르게 걸러내는 재주를 가진 듯하다. 호연 작가는 『사금일기』에서 다시 한 번 그 재주를 발휘하여 일상의 사건이나 감정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해석해서 보여준다. 호연 작가의 눈과 손을 거치면 일상의 사소한 한 자락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마치 무수한 모래알 속에 감춰져 있던 사금을 물 밖으로 건져내는 순간 반짝이는 금으로 재탄생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