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더 이상 너 같은 밥버러지에게 할애할 예산은 없다.”
호화롭게 꾸며진 응접실 입구. 앉을 자리조차 권하지 않은 남편, 라하르트 라이센은 잔혹할 정도로 차갑게 말을 이었다.
유피넬이 라이센 가문에 시집온지도 어연 2년. 기나긴 전쟁으로 인해 귀족가에서는 조혼이 유행하고 있어 유피넬 역시 16살 생일이 되는 즉시 라이센 가문으로 시집오게 되었다.
지난 2년간 유피넬은 라이센 후작 부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조차 하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내왔다. 당연한 일이었다.
후작이라고는 해도 라하르트는 왕국군의 수뇌였으니 영지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차남인 로웰 라이센은 돈을 쓸 줄만 아는 머저리였고, 대부인 역시 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뜩이나 길게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영민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었다. 최소한의 흑자라도 내지 않으면 영민들이 힘들어지는 걸 알았기에 유피넬은 필사적으로 영지 경영에만 매달려야 했다.
유피넬에게 있어 후작부인으로서의 사교나 봉사는 머나먼 이야기였고, 1년에 한 번 집에 들어올까 말까한 남편과는 아이조차 만들 수 없었다.
누군가 유피넬의 업무를 대신해준다면 기꺼이 내어주고 싶다.
비록 에이미 하렌드가 로웰 라이센과 연인 관계라고 해도.
대부인이 로웰 라이센에게 가문을 잇게 하려는 계략이 있다고 해도.
그 모든 걸 유피넬 홀로 막고 있었다고 해도.
차가운 눈빛을 한 남편 라하르트를 향해 유피넬은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동한 감사했습니다. 라이센 후작님. 부디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