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형을 죽인 가해자는 반성문을 냈다. 탄원서를 냈고, 합의서를 냈고, 우울증 진단서까지 냈다. 그리고 법원은 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날 이후 한도윤은 법을 믿지 않았다. 정확히는, 피해자를 너무 빨리 지워버리는 법의 문장을 믿지 못했다. 사법시험,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판사가 된 한도윤. 그의 법정에는 매일 비슷한 말들이 올라온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했습니다.”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도윤은 묻는다. 그 반성문은 피해자가 읽었습니까. 그 합의는 용서입니까, 치료비입니까. 피해 회복 없이 선처만 구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피해자를 오래 보는 판사. 그래서 누구보다 날카롭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위험한 판사. 감형 사유 뒤에 숨은 사람을 읽고, 기록에서 사라진 피해를 다시 남기려는 한 판사의 법정 성장기. 선처는 피해자에게 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