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완벽한 왕위 계승자였던 ‘로디엔 데바네’.
남동생의 반란에 가족들이 죽고, 왕위를 빼앗겼다.
자객들에게 쫓기던 그녀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라케아스의 황제 ‘에피론드’였다.
“살려 줄까?”
에피론드는 칼끝으로 로디엔의 턱을 느릿하게 더듬었다.
여린 얼굴을 들어 올리자, 작열하는 태양 같은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막에 뜬 태양이자 에피론드의 구원이었다.
“내 종이 되어서, 평생 내 곁에 머무르겠다고 말해.”
“맹세컨대, 이 시간부로 당신을……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거짓된 맹세였다.
로디엔은 언젠가 돌아가야 하는 머무르는 자에 지나지 않았으니.
하지만 그때의 로디엔은 지나치게 안일했고, 또 아무것도 몰랐다.
오늘의 맹세가 서로를 옭아매는 영원한 족쇄가 될 줄은.
*
「폐하께선 운명을 믿지 않으세요?」
로디엔이 떠났다.
「약속할게요.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그녀가 맹세를 저버리고 에피론드를 버렸다.
「저를 위해 애써 주셔서 감사해요…….」
그녀가 남긴 말들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혼자 남겨진 에피론드는 텅 비어 버린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생각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되찾고야 말겠다고.
그녀가 사랑하는 것을 모조리 없애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