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같잖은 동정, 집어치워.”
신양의 후계자 오태온에게 모든 호의는 계산이었고, 관계는 거래였다.
어머니 최연화의 간병인으로 제 집에 들어온 윤차영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태온이 차갑게 선을 그을수록 차영은 오히려 그의 아픔을 먼저 알아차린다.
밀어내는 말보다 흔들리는 눈을 먼저 알아보는 여자.
“……그것 좀 다시 해봐.”
“네?”
“……이거.”
닿을 듯 말 듯한 거리. 차영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태온의 눈에는 감추지 못한 피로가 짙게 깔려 있었다.
“설마, 내내 잠 못 잤어요?”
인정하지는 못해도 끝내 숨기지는 못한 순간, 그런 그에게 차영은 담담히 손을 내민다.
“재워줄게요. 그럼.”
그 한마디는 태온이 애써 지켜 온 선을 조금씩 흐려 놓기 시작했다.
*
“여기서 불편하게 그러지 말고, 침대로 와.”
태온은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아, 아니. 그래도 그건 좀.......”
차영이 벙찐 채 소파 등받이에 바짝 기대자 태온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는 차영을 일으키는 대신 힘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상한 생각 하지 마. 그럴 기운도 없으니까.”
“아......”
“그냥...... 옆에만 있어.”
그의 깊게 가라앉은 시선이 차영을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