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물 한 컵이면 됐다. 정수기 앞에서 버튼만 누르면 되는, 그 사소한 일이 당연했던 현대의 삶. 그런데 무현이 눈을 뜬 곳은 조선이었다. 휴대폰도 없다. 병원도 없다. 깨끗한 물도 없다. 집으로 돌아갈 길도 없다. 그리고 죽은 자들이 진흙 속에서 기어 올라왔다. 무현은 영웅이 아니다. 조선을 구하러 온 것도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집으로 돌아가는 것. 하지만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망자를 죽여야 한다. 망자를 죽이면 원한이 쌓인다. 망자를 흡수하면 몸이 변한다. 망자를 삼킬수록, 그의 안쪽에 묘역이 자라난다. 검은 무장은 손 안에서 형태를 바꾸고, 죽은 자들의 흔적은 고유세계에 새겨지며, 기록은 무현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열린다. [망자 흡수 완료] [고유세계 성장] [원한 스택 상승] 무현은 모른다. 자신이 레벨업하고 있다는 것을. 그저 살아남기 위해, 다치지 않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늘도 죽은 자의 목을 겨눈다. 조선의 길 위에서, 망자들이 울고 있다. 그리고 무현의 안쪽에서, 무덤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