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한도윤은 귀신, 방언, 신유, 퇴마를 쉽게 믿지 않는 목사다. 그에게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는 핑계가 아니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마음이 무너지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기도는 그다음에 붙는 장식이 아니라, 함께 가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새벽, 박선미라는 여자가 교회 문 앞에 선다. 젖은 손끝, 손톱 밑의 검은 흙,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말로 밤마다 기도한다는 고백. 도윤은 그것을 귀신 들림이라 부르지 않는다. 끝까지 병원과 상담을 말한다. 하지만 그가 기도한 순간, 상담실 안에서 들려서는 안 될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의 글씨로 적힌 한 문장. 열지 마. 기적은 실제로 일어난다. 하지만 그 기적은 사람을 완전히 살리지도, 깨끗하게 구하지도 않는다. 젖은 흔적, 썩은 냄새, 설명할 수 없는 말들만 남긴다. 처음에는 사람을 구하려 했던 목사. 그러나 기적이 반복될수록 신도들은 그를 숭배하고, 도윤은 점점 목사인지 무당인지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