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열일곱, 유난히 흰 얼굴에 붉은 뺨을 가졌던 녀석.
널 꼭 내 친구로 만들고 말리라.
그것이 1학년 내내 신경 쓰였던 이이현과 같은 반이 되자마자 주한이 한 다짐이었다.
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야 윤주한은, 지금껏 점찍었던 녀석과 친해지지 못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음침하게 쳐다보는 것 좀 관두지? 너 그거 존나 소름 끼쳐.”
……쟤, 날 싫어하는 것 같은데?
예쁜 얼굴만큼이나 새침한 이현은 번번이 주한을 밀어낸다.
하지만 주한은 물러설 수 없었다.
이현과의 오해를 풀고, 그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자신이 정말 바랐던 게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님을 깨달아 버렸으니까.
그래도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주한은, 이현을 천천히 제 애정에 익숙해지도록 할 셈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상황은 순식간에 급물살을 타고,
둘의 관계도 점점 엉망진창으로 어그러지기 시작하는데…….
“너 내가 좋지.”
“근데 난 너 싫어. 아……. 불쌍하네. 불쌍해. 응, 불쌍하다, 윤주한.”
출렁이는 소년기의 여름.
주한은 과연 이 힘겹기만 한 첫사랑을 이뤄 낼 수 있을까?
* * *
(본문 중)
“너.”
조금 초조한 듯한 목소리가 주한을 불렀다.
“왜 나랑 눈을 안 마주쳐?”
지금 제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주한은 불쑥 다가온 이현을 멍청히 마주 보았다.
눈앞의 투명한 눈동자 때문에 생각이 자꾸만 흩어졌다.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향에 홀린 듯 주한은 멍하니 생각했다.
아……. 이거 아까 썼던 샴푸 향인데.
예고도 없이 얼굴을 들이민 이현이 작게 웅얼거렸다.
“내가 너한테, 자꾸 나쁘게 굴어서 그래?”
“……으응?”
미간을 살풋 찌푸린 이현이 발치에 있던 이불을 쭉 끌어왔다. 그걸 무릎까지 덮은 그가 그 위로 팔을 괴고 머리를 파묻는다. 마치 투정이라도 부리는 것 같은 투였다.
“그래서 그렇게 짜증 나게 구는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