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모든 인간의 운명은 태어나기 전에 기록된다. 그 기록을 천명록(天命錄)이라 부른다. 역술가는 기록의 단편을 읽는 자. 무당은 신을 통해 기록에 닿는 자. 그리고 한시율은, 기록 자체가 비어 있는 자. 아버지는 설암으로 급사했다. 어머니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누나는 보이지 않아야 할 것들이 보인다며 정신을 놓았다. 28살, 미혼. 뭘 해도 안 되는 삶.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날,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 머리 위에 글자가 보이고, 공기 속에 기운이 흐르고, 의식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송과체에 붙어 있던 석회질이 깨지면서, 본래 인간의 감각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며칠 뒤, 감각이 다시 사라진다. 무언가가 막고 있었다. 왜 내 기록만 비어 있는 거지? 왜 이 세상은 이 모양인 거지? 답을 찾는 길 위에서, 시율은 알게 된다. 이 세상이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빈 기록이, 이 세상에 남겨진 마지막 빈칸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