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투병 이후 삶의 방향을 다시 정비하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견디는 동안 쓰였다』는 유년 시절 밥상에서 시작된 말과 관계의 기억을 따라가며, 무너짐 속에서도 삶을 끝내 떠나지 않았던 시간을 조용히 되짚는다. 견딘다는 태도가 어떻게 문장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처절한 고백이나 극적인 회복담을 말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국물, 어머니의 불 조절, 말없이 남겨진 침묵 같은 사소한 장면들이 삶을 건너는 태도가 되고, 버티는 동안 생겨난 하나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물결에 맞서기보다 몸을 맡긴 채 흘러가며, 견딤 속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지켜낸다.
설득하거나 위로하지 않고, 괜찮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견디는 동안 쓰였다』는 덜 무너지며 살아온 시간을 함께 머무는 문장으로 남기며,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피어난 조용한 사유를 건넨다. 오래 버텨온 날들 앞에서 말 대신 침묵을 선택해온 이들에게, 이 책은 곁에 앉아 있는 방식으로 다가온다.